후성유전학(Epigenetics)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생명과학의 한 분야다. 즉, 유전자는 그대로인데 '켜짐/꺼짐'이 달라진다.
- DNA는 책의 내용, 후성유전학은 그 책을 어떻게 읽을지 결정하는 하이라이트나 포스트잇 같은 것.
주요 메커니즘
메커니즘 | 설명 |
DNA 메틸화 | DNA의 특정 부위에 메틸기(-CH₃)가 붙어 유전자 발현을 억제 |
히스톤 변형 | DNA를 감싸고 있는 히스톤 단백질에 화학적 변화가 생겨 유전자 접근성을 조절 |
비암호화 RNA |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는 RNA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 (ex. miRNA) |
후성유전학의 특징
- 가역성: 후성 변화는 되돌릴 수 있음
- 환경 민감성: 영양, 스트레스, 독성 노출 등 환경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음
- 세포 특이성: 같은 유전자를 가진 세포도 역할에 따라 다르게 발현됨 (ex. 간세포 vs 신경세포)
경험과 기억이 유전될 수 있을까?
후성유전학은 개인의 극단적인 경험이 생식세포에 후성표지로 남아,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일반적 유전 과정
- 생식세포 형성 시 후성표지는 대부분 초기화(reset) 됨
- 그러나 일부 강력한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는 이 초기화를 피해 유전될 수 있음
대표 사례
Dutch Hunger Winter (1944–45)
- 네덜란드의 기근 당시 태아였던 사람들: 대사 질환, 당뇨, 심혈관 질환 확률 ↑
- 손주 세대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남
→ 식량 부족이 후성표지로 남아 유전된 사례
마우스 공포 기억 실험
- 냄새 + 전기충격을 받은 마우스는 해당 냄새에 공포 반응
- 자손들도 충격을 받지 않았음에도 같은 냄새에 공포 반응
→ 정교한 기억은 아니지만 감정 경향성은 유전될 수 있음
트라우마 유전과 뇌과학
기억 vs 감정 반응
구분 | 설명 |
기억 그 자체 | 뇌에 저장된 인지적 내용은 직접 유전되지 않음 |
감정 반응/신경 민감도 | 스트레스 호르몬 반응, 공포 민감도 등은 유전 가능성 있음 |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 후성적 변화는 HPA 축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
-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민감성이 높아져, 자손이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
- 신경세포의 연결도(synaptic pruning)에도 영향 → 특정 뇌 회로가 더 예민하거나 약해질 수 있음
관련 연구
연구 | 요약 |
Yehuda et al. (2005) |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자녀에서 코르티솔 반응성 및 스트레스 민감도 ↑ |
Dias & Ressler (2014) | 특정 냄새에 대한 공포 기억이 마우스 자손에게 유전됨을 확인 |
Franklin et al. (2010) | 부모 세대의 스트레스가 행동 이상 및 후성유전 표지로 아들·손자에게까지 전달됨 |
- 후성유전학은 환경, 경험, 스트레스가 단순히 개인의 삶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까지 흔적을 남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이는 "DNA = 운명"이라는 전통적 유전 개념을 넘어서, 삶의 방식, 환경, 정서적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신 생물학적 관점이다.





















































































































p.s. 잘못했네 근데 너도 바꿀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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