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건 마음이지 네가 아냐, 불편한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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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거울효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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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 놓고 순수한 마음으로 진지하게 먼저 경험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받아들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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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독고 씨의 상처, 회복, 관계, 성장

 
『불편한 편의점』(1권·2권)은 김호연 작가의 베스트셀러 힐링 소설로, 서울역 노숙인이었던 독고 씨가 한 동네 편의점의 야간 직원이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독고 씨를 중심에 두고 전개되는 이 소설은, 평범한 편의점을 무대로 개인과 공동체가 어떻게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관계를 맺고 성장해가는지를 따뜻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이제 독고 씨의 인생 여정을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자.

1. 상처 – 과거의 아픔과 삶의 나락

독고 씨는 처음엔 이름 이외의 모든 것을 잊은 채 서울역에서 지내는 노숙자였다. 과거의 기억을 상실할 정도로 큰 상처를 안고 있었던 그는, 술에 의존하며 현실을 피해 떠도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독고 씨의 과거 정체는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로, 본명조차 따로 있었다. 젊은 시절 가난한 가정환경을 뒤로하고 성공을 좇았던 그는 의사가 된 후 욕심과 방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의료사고를 내고 만다.
 
수술을 다른 사람에게 대신 시키고 환자 상담을 더 받으려던 순간, 대리로 수술하던 고스트 닥터의 실수로 한 젊은 환자가 사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병원장은 사건을 은폐했지만 유가족의 시위로 일이 알려졌고, 아내와 어린 딸마저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절망과 죄책감에 짓눌린 독고 씨는 가족에게 솔직히 고하지 못한 채 오히려 “가족을 위해 돈을 벌다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분노를 터뜨렸다가 딸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내를 손찌검하고 만다. 그 순간 가정은 산산이 부서지고, 독고 씨는 자신의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병원에서도 쫓겨난 그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막막한 심정으로 서울역에 나와 기차표 한 장을 손에 쥔다. 가족이 내려가 있는 대구로 찾아가 용서를 빌려 했지만, 막상 플랫폼에 서자 “영영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덮쳐왔다. 그는 눈물 속에 표를 찢어버리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가진 것이라고는 입은 옷뿐, 돈도 짐도 기억도 모두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독고 씨는 삶의 밑바닥으로 떨어졌다. 한 노숙인 쉼터에서 만난 늙은 노숙자에게 이것저것 도움을 받던 독고 씨는, 그 노인이 세상을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긴 이름 “독고”를 그대로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다. 과거를 지운 채 남의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 그는, 서울역에서 술로 하루하루를 견디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개인적 죄책감에 사회적으로도 철저히 고립된 채, 마음의 문을 닫고 상처를 회피하며 지낸 것이다.
 

2. 회복 – 운명의 편의점과 다시 찾아온 삶

그러던 어느 날, 독고 씨의 인생에 작은 전환점이 찾아온다. 서울역에서 다른 노숙자들의 소매치기를 막아가며 한 70대 여성의 분실 파우치를 지켜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여성 염여사(염영숙 씨)는 서울 청파동에서 ‘올웨이즈(ALWAYS)’라는 조그마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이었다. 염여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소지품을 지켜준 독고 씨에게서 범상치 않은 선량함을 보고 감사의 뜻을 전하려 한다. “그냥 유통기한 지난 도시락이면 된다”며 보상조차 겸손히 사양하는 독고 씨의 모습에 감명받은 염여사는, 마침 가게 야간 알바 공석이 난 김에 그에게 일자리를 제안한다.
 
다만 그녀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건다. 독고 씨에게 “술을 끊을 것”을 약속받은 뒤 채용을 결정한 것이다. 독고 씨는 그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들이킨 소주잔을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향한 다짐을 한다.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맸던 술을 끊겠노라는 약속은, 그에게 다시 한번 스스로를 추슬러볼 용기를 불어넣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독고 씨는 서울역 광장에서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생활 터전을 옮기며, 멈춰 있던 인생의 시계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편의점에서의 생활은 처음엔 결코 쉽지 않았다. 독고 씨는 기억을 잃은 상태였기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고, 오랜 노숙 생활로 말투도 느릿느릿하고 서투른 데다 사회성도 잃은 지 오래였다. 처음 일할 때는 실수투성이였고, 몸에서 나는 노숙인의 취객 냄새와 굼뜬 동작 때문에 함께 일하는 직원들조차 그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독고 씨는 묵묵한 성실함으로 조금씩 일을 배워나간다. 담배 진열대의 복잡한 담배 이름과 위치를 줄줄 외우고, 계산대 업무와 물건 정리를 착실히 익혔다. 한 번 마음먹은 이상 최선을 다해보려는 의지가 그의 내면에서 싹튼 것이다. 그런 그의 진심은 서서히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진다. 염여사와 동료들은 처음엔 독고 씨를 불안한 눈초리로 지켜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가 누구보다 믿음직한 사람임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동료 직원들도 그를 인정하며 편견을 거두게 되고, 독고 씨는 편의점의 든든한 밤지기로 자리매김한다.
 
무엇보다도 편의점 손님들과의 만남이 독고 씨에게 크나큰 변화의 불씨를 지펴주었다. 밤이 깊어 찾아오는 다양한 손님들의 사연 속에, 독고 씨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쓰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그는 남 몰래 주변 사람들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가령, 무례한 단골 손님 때문에 지친 청년 아르바이트생 시현에게는 통쾌하게 진상 손님을 쫓아주고서 “친절함”이라는 그의 재능을 일깨워 주었다. 덕분에 시현은 용기를 내어 친절을 콘셉트로 한 유튜버에 도전하게 되고, 오히려 그 길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또 부정한 남편과 게임중독 아들 때문에 속이 곪아 있던 주부 오선숙에겐, 우연히 편의점에서 마주친 청소년 도둑 사건을 계기로 조언을 건넨다.
 
독고 씨는 선숙에게 “아들도 속에 할 말이 많을지 모른다”며 삼각김밥과 짧은 편지를 전해 마음을 열어보라고 권유했고, 용기를 얻은 그녀는 결국 가출했던 아들과 눈물로 화해한다. 생활고와 가장의 책임에 짓눌려 혼자 술로 고단함을 달래던 40대 가장 박경만에게는 옥수수수염차를 건네며 과음을 줄여보라고 조언하고, 쌍둥이 딸들이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지 일깨워준다. 경만 씨는 독고의 말에 용기를 얻어, 퇴근 후 술 대신 딸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 들고 오랜만에 따뜻한 가정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독고 씨는 편의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하고 불편했던 손님들과 직원들은 어느새 그에게 마음을 열고 삶의 고민거리들을 하나둘 털어놓기 시작한다. 독고 씨 역시 둔하고 과묵해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챙기고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오간 대화와 친절은 독고 씨에게도 커다란 깨달음과 위로가 되어 돌아왔다. 남들을 돕고 위로하는 사이에 독고 씨 스스로도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끊어졌던 사회와의 소통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독고 씨 마음속 상처에도 조금씩 새살이 돋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일상의 활기는 독고 씨 내면의 얼어붙었던 부분을 녹여주었다. 편의점에서 함께 지난 가을과 겨울 동안, 그는 비로소 관계 맺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었다. 그렇게 소통의 소중함을 체득해가던 독고 씨에게는 점차 잃어버렸던 기억의 조각들이 돌아오는 변화가 찾아왔다. 특히 어느 날 밤, 편의점을 찾은 엄마와 어린 딸 손님의 모습을 우연히 바라본 순간 독고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까마득히 잊고 지내던 자신의 아내와 딸의 모습이 그 모녀 손님에게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충격과 함께 독고 씨의 머릿속에 봉인되어 있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물밀듯 되살아났다. 자신이 본래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쩌다가 노숙인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모든 진실이 마침내 선명하게 떠올랐다.
 
기억을 되찾은 독고 씨는 그 길로 용기를 내어 과거와 마주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먼저 자신의 과오로 세상을 떠난 환자의 추모공원을 찾아가 씻을 수 없는 죄를 사죄하며 눈물을 흘린다. 오랜 세월 마음 깊이 숨겨 둔 채 애써 외면했던 죄책감과 슬픔을, 이제는 정면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순간이었다. 이 참회의 눈물은 독고 씨가 드디어 지난날의 상처를 직시하고 치유하는 길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더 이상 그는 과거의 잘못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3. 관계 – 편의점 사람들과 맺은 인연, 공동체 속의 변화

편의점에서 일하는 동안 독고 씨는 다양한 인연을 맺으며 조금씩 변화해갔다. 그를 처음 받아준 염여사와의 관계는 특히 각별했다. 염여사는 평생을 교사로 지내다 퇴직한 뒤 “누군가의 생업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편의점을 연 분으로, 직원들을 가족처럼 아끼는 인물이다.

그녀는 위험천만한 서울역 노숙자 사이에서 자신을 도와준 독고 씨를 선뜻 믿어주고 손 내민 은인이었고, 독고 씨는 그런 염여사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말없는 신뢰가 싹텄다.

염여사는 독고 씨에게 일자리 이상의 배려를 베풀며 숙식과 삶을 돌봤고, 독고 씨는 점장인 그녀를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따랐다. 사실 염여사가 독고 씨를 채용한 용기 있는 결정이 없었다면, 이후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회복되는 기적도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선의가 한 사람을 구했고, 나아가 여러 사람을 구하는 연쇄 선물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도 큰 변화가 생겼다. 낮 시간대에 일하는 젊은 직원 시현은 독고 씨와 처음엔 어색한 사이였지만, 그에게 여러 번 도움을 받으며 꿈을 찾는 계기를 얻었다. 독고 씨 덕분에 유튜버 제의를 받게 된 시현은 편의점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얻는다. 시현은 독고 씨를 인생의 은인으로 여기게 되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나이를 넘어선 우정과 존경이 오갔다. 중년의 동료 직원 오선숙 여사 역시 독고 씨와 티격태격하던 사이에서 마음을 터놓는 사이로 변해갔다.

처음엔 노숙자 출신인 독고를 못마땅해 하던 그녀였지만, 독고 씨가 자기 아들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준 일을 계기로 편견을 버리고 진심으로 그를 대하게 된다. 선숙은 나아가 편의점의 실질적 운영을 책임지는 점장 자리까지 맡게 되는데, 이는 그녀 스스로도 큰 자신감을 얻고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편의점 단골 손님들과의 관계도 두텁게 쌓였다. 밤마다 혼자 찾아오던 경만 씨는 독고 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뒤 가정으로 돌아가 행복을 되찾았고, 이후로도 편의점을 들를 때마다 독고 씨를 삶의 고마운 조력자로 여기며 친근하게 지냈다.
 
은퇴한 배우 겸 작가인 인경은 독고 씨에게서 영감을 받아 창작의 불씨를 되살린 인물이다. 그녀는 독고 씨와 나눈 대화 끝에 오랫동안 막혀 있던 원고를 탈고하고 훌륭한 작품을 완성한다. 심지어 인경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편의점과 독고 씨를 모티브로 한 희곡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렇듯 편의점 사람들은 각자 독고 씨와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삶에 소중한 변화를 얻었다. 그리고 그들은 독고 씨에게 작은 공동체가 되어 주었다.
 
가족에게서도 외면받고 사회에서 잊혀진 줄 알았던 독고 씨였지만, 편의점이라는 공간 안에서 새롭게 만난 인연들은 그에게 다시 삶의 터전이 되어 준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상처와 고민을 안고 있었기에 처음엔 서로를 불편해했으나, 결국은 독고 씨를 통해 서로 마음을 열고 이어지게 된 것이다. 편의점은 어느새 이름과 달리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낮에는 동네 주민들의 삶을 잇는 장소로, 밤에는 서로의 외로움과 아픔을 달래주는 작은 안식처로 변모한 것이다.
 
독고 씨의 존재는 편의점 공동체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의 도움으로 삶의 방향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정과 사회 관계까지 개선해나갔다. 예컨대 염여사의 아들 민식은 원래 편의점을 골칫거리로만 여기던 철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한때 어머니의 가게를 팔아 자신의 맥주 사업 자금으로 쓰려 하고, 그 계획이 좌절되자 독고 씨를 탓하며 적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고 씨로 인해 편의점이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민식 역시 조금씩 변해간다. 결국 민식은 자신의 어머니가 왜 편의점을 지키려 했는지 이해하게 되고, 어머니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며 오랜 갈등을 풀게 된다.
 
나아가 훗날 민식은 어머니를 대신해 편의점 운영을 맡아 새 출발을 하게 된다. 한편 인경이 집필한 희곡 속 ‘독고’ 캐릭터는 실제 현실에서도 또 다른 인연을 낳았다. 그 희곡이 연극으로 채택되면서, 극중 독고 역을 준비하던 배우 황근배가 있었다. 그는 덩치와 푸근한 인상으로 홍금보(홍콩 배우 Sammo Hung의 한국식 발음)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인물인데, 작품 준비 도중 코로나 사태로 공연이 취소되어 실의에 빠진다.
 
자신의 역할 모델이 된 편의점과 독고 씨에 깊은 호기심을 느낀 그는, 생활도 꾸릴 겸 청파동 ALWAYS 편의점에 직접 취직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렇게 해서 황근배 씨(홍금보)는 독고 씨의 후임 야간 알바로 새롭게 편의점 가족에 합류한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를 수상쩍게 여겼지만, 근배 씨 역시 독고 씨처럼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인물이었다. 결국 모두가 홍금보의 진심을 알아보고 마음을 열게 되고, 편의점에는 다시 한 번 훈훈한 변화의 바람이 분다.
 
독고 씨가 떠난 뒤에도 그가 남긴 따뜻한 분위기와 공동체 정신은 이렇게 이어져갔다. 염여사가 건강 문제로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오선숙 여사가 중심을 잡고 가게를 꾸려나가고, 새 사장으로 거듭난 민식과 홍금보 같은 새 인물들이 힘을 합쳐 편의점을 지켜나간다. 편의점은 여전히 동네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삶을 버티게 하는 공감과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독고 씨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믿음과 연대의 물결이 공동체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4. 성장 –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롭게 내딛는 삶

편의점에서 보낸 시간은 독고 씨 자신의 내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처음엔 과거의 상처를 잊기 위해 현실을 외면했지만, 결국 편의점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진짜 삶의 의미를 되찾아간다. 남을 도우며 주고받은 온기를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 것이다.

독고 씨는 편의점 손님과 직원들을 대하며 소통과 공감의 힘을 배웠고, 그로 인해 잃었던 자신감과 인간다움을 서서히 회복했다. 예전에는 절망에 빠져 주저앉아 버렸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 과거의 잘못과 맞설 용기를 갖게 되었을 때 독고 씨의 삶은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기억을 되찾은 그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고 자신이 속죄해야 할 곳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한다.
 
편의점 동료들과 염여사에게 조심스레 사정을 털어놓은 독고 씨는, 모두의 응원 속에 새로운 길을 떠날 채비를 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는 깨달음대로, 독고 씨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겠다는 진짜 삶을 선택한 것이다.

편의점은 그에게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다. 삶의 연료를 채우고 멈추었던 심장을 다시 고동치게 해 준 곳이었다. 그는 마치 오래 고장 나 있던 자신의 차를 그곳에서 수리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수리가 끝난 차로 다시 인생의 길을 떠나갈 준비를 마친 것이다. 독고 씨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그러나 한때는 외면했던 바로 그 일로 세상에 보답하기로 한다. 과거에 의료사고를 냈던 의사였던 그는, 이제 그 의료 지식을 누군가를 살리는 일에 쓰고자 마음먹는다.
 
마침 사회는 코로나19로 한창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독고 씨는 방역 봉사와 의료 지원이 긴급히 필요했던 대구로 향하는 자원봉사단에 합류한다. 코로나 사태의 대구 한복판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 그는, 생의 마지막까지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삶을 살겠노라 다짐한다. 절망의 바닥에서 술병을 쥐고 떠돌던 노숙인이 이웃의 아픔을 돌보는 의연한 사람으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염여사와 편의점 식구들은 몸과 마음이 한결 건강해진 독고 씨를 축복해주며 눈물로 그의 앞길을 배웅해준다. 독고 씨는 그렇게 새로운 인생의 챕터를 열며 떠나가지만, 그의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것이다. 편의점에 남은 사람들은 독고 씨에게서 배운 대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살아갈 테고, 독고 씨 역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손 내밀며 값진 삶을 이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상처를 끌어안고 회피하던 그가 마침내 타인의 아픔까지 어루만지는 성장한 어른이 된 것, 그것이 독고 씨 인생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깊은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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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정말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구별하지 못할까?

뇌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구별하지 못할까?

–신경과학적 고찰과 진화심리학적 해석 –

 
“뇌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최근 신경과학에서 큰 주목을 받은 이론이다. 특히 실연, 따돌림, 배신 등 사회적 고통(social pain)이 실제 신체적 고통(physical pain)과 유사한 방식으로 뇌에서 처리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이 문서에서는 관련 이론과 실험을 바탕으로 뇌의 고통 인식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그 과학적 함의를 고찰한다.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 정의와 구분

 

구분	신체적 고통	정신적/사회적 고통
정의	외부 자극(상처, 화상 등)이나 내부 자극(염증, 신경 손상 등)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	사회적 배척, 실연, 실패, 상실, 불안, 수치심 등으로 인한 감정적 고통
예시	칼에 베임, 골절, 치통 등	왕따, 이별, 굴욕, 외로움 등

 

공통점: 뇌에서의 고통 처리 경로

 

• UCLA Naomi Eisenberger 연구(2003)
  
  • fMRI 실험을 통해 사회적 배제 경험이 있을 때, 신체적 통증 처리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전측 대상피질(ACC, anterior cingulate cortex), 섬엽(insular cortex)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발견함.

진화적 해석

• 인간은 집단생활을 통해 생존해 온 종
• 사회적 고립은 생존 위협과 직결
  • 사회적 고통을 신체적 고통처럼 느끼도록 진화했을 가능성

 

차이점: 처리의 깊이와 방식

 

겹치는 영역 vs. 구별되는 영역

단계	공통 영역	차별 영역
고통의 감지	ACC, Insula	-
고통의 평가 및 해석	일부 ACC 연장	전전두엽(PFC), 편도체(Amygdala), 해마(Hippocampus) 등 고차원 감정조절 영역

 

감정적 맥락 개입

• 사회적 고통은 기억, 의미, 자아개념 등이 함께 작동
  • 신체 통증보다 더 복합적이고 지속적일 수 있음

 

실험적 증거

타이레놀 실험 (Dewall et al., 2010)

• 피험자들에게 이별 회상 과제를 부여하고
• 일부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복용, 나머지는 위약을 복용
• 결과: 타이레놀 그룹이 사회적 고통을 덜 느꼈다고 보고

▶ 이는 사회적 고통과 신체 고통이 생리학적으로도 일정 부분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

 

신경과학계의 반론과 발전

• 초기 연구들이 ‘겹치는 뇌 부위’의 활성만을 강조했다는 비판도 존재
• 최근 연구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
  • 정신적 고통은 더 많은 뇌 영역을 동원
  • 의미 부여, 자기반성, 사회적 맥락 이해가 강하게 개입됨

▶ “완전히 동일한 고통”은 아니며, 일부 공통 회로를 사용하는 ‘유사 고통’

 

결론

• 뇌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일정 수준에서는 구별하지 못한다.
  • 특히 초기 감지 단계에서는 같은 회로(ACC, insula)를 사용한다.
• 그러나 고통의 의미 해석, 기억화, 조절 과정에서는 명확한 구분이 존재한다.
• 이는 신체적 고통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오래가고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참고문헌

1. Eisenberger, N. I., Lieberman, M. D., & Williams, K. D. (2003). "Does rejection hurt? An fMRI study of social exclusion." Science, 302(5643), 290–292.
2. Dewall, C. N., et al. (2010). "Acetaminophen reduces social pain: behavioral and neural evidence." Psychological Science, 21(7), 931–937.
3. Macdonald, G., & Leary, M. R. (2005). "Why does social exclusion hurt? The relationship between social and physical pain." Psychological Bulletin, 131(2), 202–223.
4. Lieberman, M. D. (2013). Social: Why Our Brains Are Wired to Connect. Cr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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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 넘으면 짤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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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라 머리머리

え、なんか190さんと同じ

삐빅 190입니다.

우리집 강아지는 복실강아지~학교 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p.s. 그러니까 죽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