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

나빠질 거라는 기대, 태스크 마스킹(Task Masking)

아횽 2025. 4. 2. 20:28

저를 왜 이렇게 잘 아시죠..?  ⤵️


















4월 2일 – 14F 뉴스레터

‘빨리빨리’의 민족, 하면 한국이죠. 그렇다면 음식 중에서 ‘빨리빨리’의 대명사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패스트푸드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지 사원 : 이름부터 ‘패스트’예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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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스크 마스킹(Task Masking): 나빠질 거라는 기대 속, 조용한 저항

 

  • 실질적인 업무를 하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바쁘게 보이려는 행위
  • 유래: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에서 처음 제안한 개념
  • 행동 예시:
    • 격렬하게 타이핑하는 척
    •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 응시
    • 친구에게 전화하면서 회의하는 척
    • 노트북을 들고 일부러 자리를 이동
    • 윈도우 업데이트 화면 켜놓기 등

 
 
태스크 마스킹(Task Masking)은 단지 ‘바쁜 척’이라는 행동 하나로 축소되기엔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해준다. 윈도우 업데이트 화면을 띄워 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타자를 치고, 끊임없이 무언가 하는 척을 반복하는 이 행위는 겉보기에 가벼운 장난 같지만, 그 밑바닥에는 깊은 무력감과 불신, 그리고 나빠질 것이라는 기대에 대한 대비가 깔려 있다.
 
이 현상은 Z세대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은 팬데믹을 겪으며 원격 수업과 비대면 성과를 통해 ‘시간 = 생산성’이라는 오래된 등식을 의심하게 되었다. "왜 사무실에 있어야만 일하는 걸까?", "왜 일하는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쌓이면서, 결국 행동은 있지만 내면은 떠나 있는 상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기대하면 실망할 테니, 애초에 기대하지 않겠다”는 자기방어적 태도이며, 더 나아가 성과와 효율만을 중시하는 구조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다.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사람들은 ‘일하는 척’을 통해 스스로를 지킨다. 어쩌면 그것은 '노동'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저항이다. 태스크 마스킹은 그런 의미에서 현대 조직문화의 그림자다.

성과를 내는 것보다 바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해진 구조, 휴식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없는 문화,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일하는 사람처럼 포장’함으로써 존재를 유지한다.
 
결국 태스크 마스킹은 사회가 강요한 ‘보여지는 노동’에 대한 가장 아이러니한 복사본이다. 그리고 그 복사본은 말없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안에서는, 이 시스템 안에서는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왜 Z세대에서 주목받는가?

세대적 배경

  •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어릴 때부터 효율성과 선택지를 중시
  • 팬데믹 시기 원격 수업 및 재택근무 경험 → 성과의 비대면화에 익숙
  • 시간으로 평가받는 고전적 근무방식에 대해 의문을 품음


세대별 비교

세대 가짜 노동 이유 주요 태도
밀레니얼 상사의 인정과 성과 어필을 위해 순응적이나 내면의 반항 존재
Z세대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 무의미함에 대한 대응 냉소적이며 구조 자체를 거부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배경

사회적 요인

  • 성과보다 ‘보여지는 바쁨’을 중시하는 조직문화
  • 상시 연결(On-call) 강박, 퇴근 없는 업무 환경
  • 효율이 아닌 ‘존재감’으로 평가되는 분위기
  • 성과급/인정 부족으로 인한 구성원 소외

심리적 배경

  • 실망과 불신의 누적 → “기대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감정
  • 방어적 무관심: 조직이나 시스템에 대한 기대 포기
  • 자기보존 전략: 최소한의 감정/노력 소모로 생존하려는 본능
  • 허무함의 반영: 진짜보다 ‘진짜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해진 현실

 

기업의 대응

 

현재 문제

  • 가짜 노동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짐
  • 실제 성과와 행동 간 괴리 커짐 → 평가 기준의 혼란
  • 구성원 간 불신/피로도 증가

대응 방향

  1. 성과 중심 평가제 도입
    • 업무 시간보다 결과 중심의 피드백 체계 필요
  2. 유연한 근무제 확대
    • 재택, 탄력 근무 등으로 자율성 확보
  3. 업무 몰입을 돕는 환경 조성
    • 회의/보고 간소화, 불필요한 태스크 제거
  4. 심리적 안전지대 확보
    • 휴식과 비생산적 시간도 조직적으로 인정
  5. 관리자 교육 강화
    • ‘보여지는 일’보다 ‘실제 가치’를 보는 관점 확산

 

사회적 영향

 

부정적 영향

  • 조직 신뢰도 하락: 바쁜 척이 인정받는 구조가 공정성 훼손
  • 업무 피로와 탈진 증가: 꾸며진 행동 자체가 스트레스 유발
  • 세대 간 갈등: 위 세대는 “게으르다”, 아래 세대는 “이해 없다”는 시선
  • 성과 중심 문화를 가장한 ‘성과 강박’: 내실 없는 경쟁 유발

가능성 있는 변화

  • 일에 대한 재정의: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 확산
  • 자율성 중심 문화로의 전환: Z세대 요구가 변화의 자극제
  • 기대 없는 조직에서 ‘의미 찾기’로의 전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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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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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긴 해…